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어린이 주주가 등장했다. 지난해 시작된 ‘동학 개미 운동’으로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200만 명을 돌파했다.
17일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2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이도윤(8)군이 참석했다. 엄마 박효진씨의 손을 잡고 등장한 이군은 8시 25분쯤 주총장에 도착했다. 이군은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 2주를 매수한 소액주주다.
박씨는 갤럭시S21을 사달라는 이군에 삼성전자 주식 구매를 제안했다. 생활 속 경제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박씨의 설명에 이군은 흔쾌히 동의했다.
이군은 그간 모은 용돈, 세뱃돈 등을 합쳐 주식을 매수했다. 올해 초에는 70%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받은 배당금은 용돈과 합쳐 치킨을 사 먹는데 사용했다. 이군은 “친구들에 주총장에 간다고 했더니 모두 부러워했다”고 자랑했다.
삼성전자는 두 번째 맞는 ‘코로나 주총’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대기 중인 주주 간의 거리 유지를 위해 바닥에 스티커를 붙이고 대기 중에도 간격을 둘 것을 당부했다. 주주들은 비접촉식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마친 뒤 주총장에 입장했다. 주총장 의자는 2m 간격으로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온라인 생중계 시스템을 도입했다. 온라인으로 사전에 접수된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주총에는 900여 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지난해 400여 명의 참석인원에 비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 3년 동안 정기 배당을 총 28조9000억원 지급하고 잔여 재원 10조7000억원을 특별 배당 성격으로 2020년 정기 배당에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며 주주 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에 경영안정 자금과 물류비용 등을 제공하고 마스크·진단키트·백신용 주사기 제조업체 지원과 코로나 치유를 위해 회사의 연수원을 제공하는 등 상생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준법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