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일한 클림트 그림이지만… 약탈 작품 드러나자 반환

입력 2021-03-16 18:19 수정 2021-03-16 19:12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로즐린 바슐로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풍경화 '나무 아래 핀 장미' 옆에 서 있다. 이 풍경화는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여성 노라 스티아스니가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 1938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게 강제로 헐값에 매각한 작품으로, 프랑스 문화부가 스티아스니의 후손에게 반환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르세미술관이 소유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풍경화를 80여년만에 정당한 주인의 품으로 반환한다고 프랑스 정부가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ABC뉴스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화가 클림트가 1905년 그린 유화 ‘나무 아래 피어난 장미 덤불’은 지난 수십년간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됐다. 프랑스 국내에 있는 유일한 클림트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림의 원주인인 노라 스타아스니가 이 그림을 강제로 빼앗겼던 만큼 그의 가족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판단이다. 유대인 혈통인 스타아스니는 1938년 유화를 강제로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여 소유권을 잃었다. 이후 4년 뒤 폴란드로 추방돼 현지에서 숨졌다.

해당 그림은 1980년 파리의 한 경매장에 매물로 나왔고 프랑스 정부는 이를 약탈품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사들였다. 프랑스 문화부는 최근까지도 해당 작품이 나치의 도난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즐린 바슐로-나르캥 프랑스 문화장관은 “정부가 소유한 유명 미술품을 원래 주인에게 반환하는 것은 프랑스의 정의 구현과 약탈 피해자 보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바슐로-나르캥 장관은 “최근 조사를 통해 그림의 원주인을 파악하게 됐다”면서 “그 그림은 우리가 소유한 클림트의 유일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클림트의 작품들은 미술품 경매에서 수백만달러에 낙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C뉴스는 “1945년 나치가 패전한 뒤 나치가 약탈한 수천 점의 미술품이 프랑스의 손에 넘어왔다”면서 “상당량은 반환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본래 소유자를 특정하지 못한 작품들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프랑스가 소유하고 있는 미술품 중 나치 독일이 유대인에게서 강탈한 작품은 10만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