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코트를 위해 희생되는 모피농장 동물의 열악한 환경과 잔혹한 죽음이 공개됐다.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HSI)은 중국 전역의 모피농장 13곳에서 진행한 실태조사를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HSI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중국 현지 모피농장 13곳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조사해 이들 농장이 동물 사육, 도축, 전염병 통제 등에 관한 현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
HSI 조사 결과 중국의 모피농장들은 동물이 지내는 환경, 복지, 도축 및 전염병 관리 등에서 규정을 상당수 위반하고 있었다.
HSI가 공개한 영상에서 모피농장 동물들은 좁고 열악한 우리 안에 갇혀 사육됐다. 또 여우 등 일부 동물은 우리 안을 빙빙 돌며 이상하게 행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HSI는 이 행동이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의 전형적인 징후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한 농장에서는 도살된 모피 동물의 사체가 인근 식당에 식용으로 팔려나가기도 했다.
또 다른 농장에서는 너구리가 전살법(전기로 가축을 도살하는 방법)에 의해 도축당하는 모습이 잡혔다. HSI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너구리가 의식 있는 상태에서 몸이 마비되고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HSI 수의학 고문인 알라스테어 맥밀런 교수는 “영상 속 동물들은 신체에 폭력적인 전기충격이 가해지고 있다”며 “동물이 심장마비 증상처럼 극심한 고통을 몇 분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전기충격으로) 즉사한 것이 아니고 의식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심한 고통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키티 블록 HSI 대표는 “모피농장에 사는 동물들은 두려움과 고통 속에 살고 있으며 이번 조사는 그 증거”라면서 “동물을 감전사로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 모피 무역을 영원히 끝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HSI에 따르면 해당 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기간에 진행됐다. 하지만 중국 모피농장 어느 곳도 기본적인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
HSI는 “중국 당국의 규정과 달리 농장들은 출입구에 소독 장치가 없었으며 방문객은 코로나19 예방 조치 없이 출입이 허용됐다”며 “유럽과 북미 11개 국가 최소 420개의 모피농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바 있는 만큼 안전조치를 준수하지 않는 것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동물권단체 케어 김영환(58) 대표는 국민일보에 “인간이 인간을 함부로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동물도 함부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모피산업은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인류가 오랫동안 형성해온 사회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행위”라고 말했다.
김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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