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헬로 마이 닥터 친절한 진료실’이 갑상선 암 종류별 병명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즉각 공식 사과했지만, 시청자와 갑상선 암 환우들은 비판을 이어가며 MB 김형욱 아나운서 등의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헬로 마이 닥터 친절한 진료실’(이하 ‘친절한 진료실’)에서는 갑상선암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MC 김현욱 아나운서는 유두암, 미분화암, 수질암 등 갑상선암의 종류를 소개하던 중 “왜 유두라는 이름을 썼냐”, “화산이냐”, “역대 병 이름 중에 제일 재미있다”, “수질이 안 좋다” 등 병명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런가하면 갑상선암 환자가 수술 후 평생 호르몬 약을 복용해야 하는 현실을 두고 “수술까지 했는데 약 복용이라니 얼마나 불행하냐”고 말했다. 제작진도 출연진의 발언과 표정에 ‘웃겨’, ‘ㅋㅋ’등의 자막을 달아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었다.
방송이 나간 후 ‘친절한 진료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시청자들과 갑상선암 환우들은 “남의 아픔이 그렇게 재밌던가요?” “사람 병 이름 가지고 드립치면 재밌습니까?” “암 병동에 한 번이라도 가보고 방송하세요” 등 항의글을 남겼다.
‘친절한 진료실’ 제작진 측은 같은날 오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친절한 진료실 제작진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제작진은 “2021년 3월 15일 월요일 방영된 갑상선암 내용과 관련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본 방송 내용 중 갑상선암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진행으로 불쾌감을 느끼셨을 분들과 특히 갑상선암 환우분들과 그 가족 친지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 아니라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갑상선암의 종류를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다루어진 점,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또한 제작진은 “문제가 되는 내용은 전면 수정하여 바로잡도록 하겠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진정성 있는 방송을 제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과문이 게시된 후인 16일에도 시청자 게시판에는 분노와 슬픔의 반응이 계속됐다.
자신을 갑상선 유두암 및 여포암 환자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다고 하더라도 병에 관해 즐거운 분위기로 방송을 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뉴스에 포함된 사진 속 김현욱 아나운서의 표정만 봐도 심장이 뛰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청자 역시 자신을 갑상선 암 환자라고 소개하며 “(김현욱 아나운서의) MC 자질이 의심스럽다. 이렇게 방송 만드실 거면 차라리 갑상선암에 대해 알리지 말아달라”며 “(갑상선암은) 당신들 웃으라고 있는 병 아니다. 정식으로 MC분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적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