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안보 ‘투톱’ 한·일 방문에 中 동시다발 해상훈련

입력 2021-03-16 16:43 수정 2021-03-16 17:01
일본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6일 도쿄 리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2+2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회의)를 앞두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왼쪽부터)과 나란히 서 있다. 이들은 '2+2 회의'에서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보,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미국 국무·국방 장관의 한국, 일본 방문에 대응해 3개 해역에서 집중 해상 훈련을 벌였다. 미국이 아시아 순방 목표로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공언하자 무력 시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중앙(CC)TV는 16일 중국 인민해방군(PLA) 북부·동부·남부전구가 각각 황해(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전투 기반의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황해에서는 호위함이 함정 편대를 조직해 실전화하는 훈련이 진행됐고 동중국해에서는 함정과 잠수함, 군용기간 연합 타격 등이 실시됐다. 남중국해에선 해상 수색 및 구조, 긴급 견인 훈련이 주로 이뤄졌다.

이번 해상훈련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한·일 순방을 앞두고 대중 억지력 강화를 언급한 데 따른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또는 미국을 상대하고자 하는 그 누구에게든 신뢰할만한 억지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능력과 작전 계획을 확실히 수립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의 정치적 군사적 위협으로 안보 상황이 불안정하다”며 “중국군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핵심이익을 보호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 후보 소장은 “미국은 지난해 남중국해에서 전례 없는 군사활동을 했다”며 “미국이 동맹을 규합해 역내 문제에 개입하고 활동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군이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과 맞물려 관영 매체들은 한·미, 미·일간 외교·안보 2+2 회담의 의미를 축소하는 데 주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중국과의 회담에서 활용할 협상 카드에 가깝다”며 “미국의 방문 목적이 미·중 전략 대화의 모멘텀을 쌓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착취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