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월 중으로 스마트폰 사업 존폐 여부의 방향을 결정한다. 현재로선 철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LG전자의 공백으로 빈자리가 생긴 스마트폰 시장에는 샤오미가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민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는 이달 초 MC사업본부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3월말까지는 스마트폰 사업의 큰 방향에 대해 결정하도록 노력 중이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나 매각 등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방향성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방향이 정해지는 대로 이를 MC사업본부 직원들에게 공유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24일로 예정된 LG전자 주주총회나 26일 ㈜LG 주주총회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총에서 MC사업본부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이고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과 증권가에서는 사업 축소보다는 철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적자를 줄이는 것보다 털어내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이고 LG전자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이유다. 현재 MC사업본부에 있는 3000여명의 인력은 LG유플러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 계열사로 전환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권 대표이사는 사업 철수를 하더라도 고용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극적으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자체는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지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여러 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여지도 있다.
어느 경우든 LG전자가 올해 국내 시장에 새 스마트폰을 선보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 LG전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다시 한국 시장을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
샤오미는 23일 홍미 노트10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한다. 샤오미는 이전에도 자급제 방식으로 한국 시장에 꾸준히 스마트폰을 판매해 왔다.
특히 이번에는 글로벌 출시와 한국 출시의 시차가 별로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샤오미는 홍미 노트10 시리즈를 지난 4일 공개했다. 이전 모델은 한국 시장 출시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특히 17일 삼성전자가 ‘어썸 언팩’을 열고 중저가 모델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중저가 시장의 ‘대안’으로 샤오미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홍미 노트10 시리즈는 홍미 노트10, 노트10S, 노트10 프로 등 3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이 중 노트10 프로는 1억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240Hz 주사율, 5020mAh 배터리 등의 사양을 갖췄다. 가격은 모델 별로 20만~3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