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나 집 청소를 할 때 전문 청소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적도 넓고, 나오는 쓰레기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문 청소업체에 일을 맡겼다가 업체 직원에게 사적인 연락을 받았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업무 목적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건에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청소업체 직원한테 야밤에 문자와 전화 온 거 넘어가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27세 미혼 여성이라고 소개한 A씨는 함께 살던 조부모가 시골로 내려가겠다고 해 12일 청소업체에 집 청소를 맡겼다고 했습니다.
이날 A씨 집에는 남성 인부 두 명과 여성 인부 한 명이 왔고, 집 청소는 별일 없이 잘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새벽 A씨는 이상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집을 청소한 남자 인부 중 한 명이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한 겁니다. 연락은 오전 2시47분부터 5시까지 2시간 넘게 계속됐습니다.
A씨는 “전화 여섯 통과 문자 두 개가 왔다”며 “이상한 소리를 해 전화기를 껐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부재중 전화 4통과 문자가 더 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의 직원인 B씨는 A씨에게 “집 청소해준 업체 직원인데 너무 예쁘다” “술 한잔하자” “어찌 그리 마음이 곱냐” “남자친구 있느냐”고 추파를 던졌습니다.
B씨의 행동에 불쾌함을 느낀 A씨는 이 프렌차이즈 업체 지역 담당자에게 연락해 항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지역 담당자는 A씨에게 웃으면서 “아가씨가 예뻐서 그랬나봐. 젊은 사람들이 다 그렇지” “그 친구 괜찮아. 만나봐”라며 사과는커녕 만남을 권유했습니다. A씨는 담당자의 태도에 분노하며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했습니다.
A씨는 “힘든 일 한다고 음료나 점심을 사주고 그랬다”며 “다들 고생해서 큰돈은 아니지만 목욕비도 보냈다. 잘해주니 사람을 얕보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렇게 업무를 통해 확보한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적으로 이용하는 건 엄연한 범죄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사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르는 이성으로부터 연락이 오거나 홍보 문자메시지에 노출되는 등의 사례를 온라인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개인정보 관리에 사업자 등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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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