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제주4·3 수형인 ‘무죄’ 선고…눈물·환호 찬 법정

입력 2021-03-16 14:52 수정 2021-03-16 15:07
4·3 수형인 335명에 대한 재심 선고일인 16일 4·3 수형 피해자들과 유족들로 가득 찬 제주지법 201호 법정 안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4·3사건 당시 국방경비법 위반 등 혐의로 억울하게 수감됐던 수형인 335명에 대한 재심 공판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16일 오전 재판이 이뤄지는 제주지법 2층 201호 법정 앞은 행방불명된 4·3 수형인을 대신해 유족들이 재판에 참여했다.

법정 향하는 4·3 사건 수형 피해자들. 연합뉴스

북적거렸던 법정 안은 오전 10시쯤 시작하는 고(故) 박세원씨 등 13명에 대한 첫 번째 재판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긴장감 감도는 제주 4·3 재심 법정. 연합뉴스

첫 재판 대상인 4·3 행방불명 수형인 유족은 호명되는 순서대로 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법정에 앉은 유족들은 각자 발끝이나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수형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법정 안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기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곧이어 변호인단과 검찰, 재판부가 법정에 들어왔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입증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박씨 등 13명에 대해 무죄를 구형했다.

수형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법정 안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기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특수한 사항을 고려해 검찰 구형 후 이례적으로 곧바로 박씨 등 1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념 대립 속에 희생된 피고인들과 그 유족이 이제라도 그 굴레를 벗고 평안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형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법정 안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기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의 판결에 유족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동안의 억울함과 한을 푸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환호하는 제주 4·3 수형 피해자들. 연합뉴스

13명에 대한 첫 번째 재판이 끝나자 201호 법정 안에서 우렁찬 박수와 기쁨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무죄다" 법원 나서는 가벼운 발걸음. 연합뉴스

법정 밖에서 첫 재판 결과를 기다리던 다른 수형인 유족들은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라는 답을 듣자 다들 환히 웃어 보였다.

"무죄다" 법원 나서는 가벼운 발걸음. 연합뉴스

유족 대표로 발언권을 얻은 박세원씨의 아들 박영수씨는 “오늘 재판을 받기 위해 저승에서 온 330여 명의 영혼에 절을 올리려고 했는데 법원 내에서 절을 올리는 것은 금지니 대신 지금 묵례를 올리겠다”며 묵례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그는 “무죄 판결을 해준 재판부와 무죄 구형을 내려준 검찰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가슴이 떨려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자신의 벅참을 전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