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과 경남 진주 등 경남권에서 목욕탕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22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지표환자(첫 확진자)들이 코로나19 증상을 감기·몸살로 착각했고, 몸을 회복하려고 목욕탕을 수시로 이용하다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울산시 목욕탕에서 지난 7일 지표환자 확진 후 접촉자 추적관리를 통해 현재까지 총 53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주시 목욕탕에서는 지난 9일 지표환자 확진 후에 현재까지 17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울산과 진주 두 사례 모두 지표환자가 코로나19 관련 증상 발생 이후에도 자주 목욕탕을 이용했었다는 점이 집단감염 원인으로 꼽혔다. 해당 시설들은 지역사회 주거지역에 있는 목욕탕이다. 주민들은 정기회원으로 등록해 주 2~3회 목욕탕과 헬스장을 이용했고, 회원 간 모임의 장소 기능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표환자로부터 시설 이용자(정기회원)와 종사자들이 1차로 감염된 이후 가족·동료들을 통해 지역사회로 추가 전파가 이뤄진 셈이다.
특히 감기·몸살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었지만, 목욕탕에서 ‘몸을 푼다’며 빈번하게 방문하면서 지속적인 노출이 발생한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다 환기 불충분한 환경, 시설 내 공용공간(탈의실, 사우나, 헬스장 등) 장시간 체류, 마스크 지속 착용이 어려운 여건, 정기회원 간 빈번한 접촉·모임 등도 확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방역 당국은 감기·몸살 증상이 있으면 목욕탕을 방문하지 말고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사우나와 헬스장과 같은 실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실 때 타인과의 대화는 자제하고, 해당 시설 본래 목적에 맞는 꼭 필요한 활동만을 하면서 체류 시간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목욕탕 관리자께서도 감기·몸살 등 의심 증상이 있으신 분들이 출입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시설 내에서 음식 섭취를 않게 하거나 주기적인 환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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