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 혁신 탄력받다…음압병동 특허출원 급증

입력 2021-03-16 14:09
이동식 에어텐트형 음압병동. 특허청 제공

코로나19 확진자들을 격리 치료하기 위한 음압병동 관련 특허출원이 지난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2011~2019년 연평균 2~3건이었던 음압병동 관련 특허출원이 지난해 총 63건으로 급증했다고 16일 밝혔다. 2011~2019년 9년 간의 전체 출원건수인 23건의 2.7배에 달하는 수치다.

음압병동은 내부 기압을 외부보다 낮게 유지해 병동 내의 공기·비말 등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시설이다. 내부 공기는 필터 등으로 정화해 배출하기 때문에 감염병 환자 치료를 위한 필수 의료시설로 자리잡았다.

기술유형별로는 이동·조립식 음압병동 관련 출원이 47건(54.7%)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병실 내부기압을 제어하는 공기조화 관련 출원이 19건(22.1%), 필터·약품·자외선 등을 이용해 바이러스와 세균을 제거하는 공기정화 관련 출원이 17건(19.8%), 병실의 원격제어 관련 출원이 3건(3.4%)이었다.

출원 건수가 가장 많았던 이동·조립식 음압병동은 에어프레임을 활용한 에어텐트, 사전 제작형 모듈식 병동, 조립식 컨테이너 등 이동 및 설치가 용이하고 병실 확장 등이 가능한 시설이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음압병동이 부족해지며 관련 출원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출원인별로는 중견·중소기업이 44건(51.2%)을 출원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개인이 28건(32.6%), 대학·연구소 11건(12.8%) 순이었다. 외국인 출원은 1건(1.2%)에 불과해 내국인 출원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음압병동이 건물의 건축·시공과 연계돼 국내 중소기업의 참여가 쉽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산업계가 기술 혁신에 집중하며 관련 특허출원이 활성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음압병실 관련 특허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이 현재 161개의 음압병실에 추가로 83개 병실을 확충할 계획이지만, 특정 지역에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해당 병실만으로 환자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동·조립식 음압병동 관련 특허출원이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특허청은 내다보고 있다.

신현일 특허청 의료기술심사과 심사관은 “진단키트, 드라이브 스루 등 코로나19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한국의 혁신적인 의료기술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기술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식재산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