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가속기연구소, 인류 사상 최고 밝기의 빛 구현

입력 2021-03-16 11:46
4세대 방사광가속기 셀프시딩 시스템 설치 모습. 포항가속기연구소 제공

국내 연구팀이 인류 사상 최고 밝기의 인공적인 빛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경북 포항가속기연구소는 강흥식 박사 연구팀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셀프시딩(Self-Seeding) 방식을 적용해 인류가 만든 인공적인 빛 중에서 최고 밝기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광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에 15일자(현지시간)로 게재됐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선형)는 방사광 즉, X-선 자유전자레이저를 만드는 최첨단 연구시설이다. 빛의 밝기는 태양의 100경 배에 달해 원자 및 분자의 실시간 동적 현상을 관찰하는데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셀프시딩 방식을 적용해 기존 방법보다 40배 이상 밝기가 향상된 빛을 만들어 냈다.

그 결과 초고속 동영상으로 촬영한 단백질 구조의 선명도가 크게 향상됐음을 확인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방사광 이용자에게 밝기가 개선된 X-선 자유전자레이저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에 우선 제공할 예정이다.

방사광가속기는 미시세계를 분석하는 거대한 현미경으로 차세대 에너지, 첨단 반도체, 신약 개발 등 첨단과학 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직선형으로 미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전 세계에 5기가 있다.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방사광보다 100억 배 밝고 1000조분의 1초로 움직이는 물질의 현상까지 분석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자유전자레이저는 기존 레이저의 파장 범위를 원자 크기 수준인 경엑스선 영역까지 확대한 레이저로 1990년대에 개발이 시작됐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2016년 세계 3번째로 완공해 운영 중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 관계자는 “세계 우위 기술력 확보로 한국이 선도연구에 앞장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