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그릇 때문에 배달기사랑 싸웠어요” [사연뉴스]

입력 2021-03-16 11:09 수정 2021-03-16 11:23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코로나19로 배달·포장 주문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시민단체 녹색연합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시민 750명 중 76%가 “배달 쓰레기를 버릴 때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집처럼 배달에도 다회용기를 활용하는 음식점들도 있는데요. 그런 경우 다회용기를 어느 정도로 깨끗이 정리해서 돌려줘야 하는지 묻는 사연이 올라와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음식 그릇 이렇게 내놨다고 배달 기사랑 싸움, 저희 잘못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일요일이라 남친이랑 (중국집 음식을) 시켜 먹었다”며 “근데 그릇을 사진과 같이 내놨다고 배달부랑 싸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어 “뭐가 문제인지 판단을 부탁드린다”라는 말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첨부했습니다.

첨부된 사진을 보면 다 먹은 음식 그릇이 그대로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따로 빼둔 홍합 껍데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까지 함께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사진 한 장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뜨거운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몇몇 누리꾼들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게 문제다” “글쓴이가 정말 몰라서 그런 것 같은데 휴지와 그 외 쓰레기는 안 된다. 비닐봉투에 담아서 정리하고 내놓는 것이 예의다” “저 정도는 너무 심하다. 배달원이 화낼 만하다” “음식물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도 불쾌하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그럼 학교나 당구장, 숙박시설에서 시켜 먹어도 음식물 쓰레기 봉지 사서 다 처리해서 내놔야 하냐” “그릇을 싸는 봉투를 안 주는 음식점일 수도 있다” “내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나? 저게 보통이다. 30년 넘게 살면서 저걸로 옆 사람에게 싫은 소리 들은 적 없다” 등 글쓴이를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연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10만회 가까이 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실생활에서 자주 겪는 예민한 문제라는 뜻일 겁니다.

배달이라고는 중국집밖에 없던 시절, 이웃집 앞에 저런 상태의 그릇들이 쌓여 있는 걸 많이 봤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 눈높이로 음식물 쓰레기까지 그대로 내놓는 건 문제로 보입니다. 달라진 사회적 기준으로 보자면 회수해가는 용기에 먹은 배달음식이라면 음식물 쓰레기 정도는 처리하고 내놓아야 마땅할 겁니다. 그렇다면 그릇은 어느 정도로 청결하게 씻어 내놓아야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걸까요. 다 먹고 난 배달음식 그릇 처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