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타선을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첫 승을 따냈다. 18개의 직구에서 최고 시속은 92.2마일(약 148㎞), 평균 시속은 90.5마일(약 146㎞)로 측정됐다. 구위를 회복한 류현진에 대해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정규리그 개막전 준비를 끝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클랜드 퍼블릭스 필드 앳 조커 머천트 스타디움에서 디트로이트와 가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진 4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 토론토가 4대 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선발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공 49개로 아웃카운트 12개를 잡았다. 직구를 18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체인지업·커터를 12차례, 커브를 7차례 적절히 섞어 디트로이트 타선을 압박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보다 상승한 류현진의 평균 구속이다. 미국 스포츠지 디애슬래틱은 류현진의 지난해 평균 구속을 시속 89.6마일(약 144㎞)로 집계했다. 류현진이 올해로 넘어오면서 직구의 평균 시속을 2㎞나 끌어올린 셈이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1회말 디트로이트 선두타자 빅터 레예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후속 타자 제이머 칸델라리오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한 뒤 3번 타자 로비 그로스먼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2회까지 이어진 삼자범퇴 행진은 3회에서 깨졌다. 윌리 카스트로, 노마르 마자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아이작 파레디스에게 초구로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한 뒤 다시 만난 레예스, 칸델라리오를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4회에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등판을 끝냈다.
류현진은 지난 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범경기에 처음으로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다소 흔들렸다. 지난 11일 토론토 내 청백전에 등판에 다시 몸을 풀고 열흘 만에 등판한 시범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4.50에서 1.50으로 크게 내려갔다.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2년차로 넘어온 올해에도 제1선발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오는 4월 2일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2021시즌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제1경기’로 편성된 뉴욕 양키스와 개막전 등판이 유력하다. MLB닷컴은 류현진의 이날 투구에 대해 “특별한 위기도 없었다. 특히 체인지업이 예리했다”고 평가하면서 “개막전 준비가 끝난 것 같다”고 기대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미국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반) 2경기에서 부진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올 시즌에는 첫 경기부터 준비를 잘한 상태로 마운드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부터 워싱턴 내셔널스와 두 번째 등판까지 제구 난조에 시달려 애를 먹었다. 두 경기 합계 9이닝 동안 8실점하면서 승리 없이 1패만을 떠안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팀당 60경기씩으로 축소된 지난 시즌 완주 성적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준수했지만, 시즌 초반을 부진하게 출발했다.
류현진은 “투구 수를 늘리고 있다. 이날도 준비한 대로 경기했다”며 “개막까지 2~3주가량 남았다. 그 안에 몸을 완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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