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시련을…”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의 투병 근황

입력 2021-03-16 06:39 수정 2021-03-16 09:51
방송화면 캡처

전설의 마라토너 이봉주가 원인불명의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근황을 전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대중은 응원과 격려를 쏟아냈다.

15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대한민국 육상의 전설 이봉주의 충격적인 근황이 전파를 탔다. 이날 이봉주는 세간에 알려진 투병에 대해 고백했다. “예전부터 약간 허리가 구부정한 상태였다”고 한 이봉주는 “아들이 생일 때 어깨에 메는 교정기까지 사 주고 신경 좀 쓰라고 했다. 그때부터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방송화면 캡처

“(허리가) 서서히 안 좋아졌다. 안 좋아지다가 어느 순간 과격한 힘을 써서 몸의 어딘가가 문제가 생겨났던 거다. 근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한 이봉주는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다. 몸을 계속 펴려고 하니까(허리는 펴지지 않고) 힘만 들어간다. 호흡이 정상이 안 된다”고 했다. 이봉주가 앓고 있는 원인불명의 난치병은 ‘근육 긴장 이상증’이었다.

이봉주는 아내 김미순씨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차에서 내려 5분도 안 되는 거리를 걸었지만 이봉주는 마치 달리기를 한 것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김미순씨는 방송에서 “작년 1월에 남편이 ‘내가 허리를 펼 수가 없어’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척추에 주사를 맞고 와야 하겠다. 허리 쪽 체크해야겠다’라고 해서 체크를 받았다”며 “주사도 맞고 했는데 허리가 안 펴지더라. 그러더니 계속 나한테 ‘나 배 밑이 이상해’라고 하더라. 자세 교정하는 김에 집 근처에 몸을 봐주는 곳이 있어 갔는데 허리 문제가 아니라 배 밑에 신경이 이상 있다고 했다. 그로부터 약 50일 지난 다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1년째 원인불명의 통증으로 투병 중인 이봉주는 “작년 한 해는 병원에 다닌 것밖에 없었던 것 같다. 병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면 쉽게 고칠 수가 있는데 원인이 안 나오니까 그렇다고 수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계속 원인을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몸으로 평생 가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좌절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기가 두려웠다”고 한 이봉주는 “어르신들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다니는데 젊은 사람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다니니까 스스로 많이 위축되고 그럴 때가 많았다”고 했다.

“나한테 왜 이런 시련을 주는지”라며 쓴웃음을 지었던 이봉주는 “잘 이겨내야지 방법이 없지 않냐”고 했다. 검사 결과는 혈관 쪽 이상 소견으로 나온 이봉주는 혈관 치료를 받기로 했다. 이날 이봉주는 부부는 군대에 있는 아들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다행히 치료에 차도가 있었다. 한의원에서 자세를 교정하는 재활 치료도 받는 이봉주는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했던 과거에 비교해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 “내 인생을 마라톤과 비교하자면 하프를 조금 지난 25㎞ 지점까지 와있는 것 같다”고 한 이봉주는 “그때부터는 정신력이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고비인 것 같다”며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날 이봉주는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아내의 조카를 아들로 입양한 사실도 고백했다. 김미순씨는 “남편이 너무 안쓰러워하면서 아이를 우리 집에서 학교 다니게 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며 “남편이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는데 너무 고마워서 조카를 데리고 오게 됐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