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15일(현지시간)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자 외신들은 “오스카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아시아계 미국인 중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된 한국계 스티븐 연이 오스카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며 이들의 수상 가능성에 주목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미나리’는 역사적인 오스카 후보”라며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가 신기원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에 이어 ‘미나리’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공동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1980년대 미국에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포브스지는 “‘미나리’는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이지만, 이민자들이 어떻게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외신들은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오스카 연기상 후보 지명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은 “‘미나리’에서 (한국) 할머니 역할을 맡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AP통신은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첫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LAT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역사적인 우승을 했지만, 오스카는 아시아 사람들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재능을 인정하는 데 있어 최악의 기록을 갖고 있다”며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스티븐 연이 오스카 역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의 50여년 연기 경력을 소개하면서 “윤여정이 ‘미나리’에서 독특한 할머니 ‘순자’ 역을 연기해 미국배우조합(SAG),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고 짚었다.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는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후보 지명을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역사적인 후보 선정”이라고 평가했다. 피플지도 스티븐 연과 윤여정이 영화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지명됐던 중국 출신 여성 감독 클로이 자오와 함께 “역사책에 이름을 쓰고 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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