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SBS·이하 ‘그알’) 제작진이 경북 구미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할머니로 알려졌다가 ‘친모’로 확인된 석모(48)씨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고 제보를 받는다.
‘그알’ 제작진은 15일 오후 페이스북 등 공식 SNS를 통해 “아동 학대로 사망한 구미 3세 여아의 친모로 확인된 석씨(1973년생)를 알고 계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또 필터링을 한 석씨의 얼굴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석씨의 밝은 머리 색깔은 지난 11일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들어설 당시 언론에 포착된 머리색과 비슷하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전날 경북경찰청 거짓말탐지 부서가 석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 검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석씨에게 5개 안팎의 질문을 했는데, 일부 질문는 횡설수설해 ‘판단 유보’ 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끄는 핵심 질문에는 ‘거짓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함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거짓 반응이 나온 핵심 질문이 ‘아기를 낳은 적이 있냐’는 질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또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석씨의 심리를 분석하고 사건 경위를 파악하려 했지만 석씨가 “딸을 낳은 적이 없다” “(숨진 여아는) 딸이 낳은 아기가 맞다” 등 유전자(DNA) 검사 결과와 상반되는 답변만 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오후 3시쯤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져 있는 것을 석씨가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만 해도 석씨는 숨진 여아의 외할머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숨진 3세 여아의 유전자 검사 결과, 당초 엄마로 알려진 석씨의 딸 A씨(22)의 자식이 아니라 외할머니인 석씨의 친딸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석씨는 지난 11일 구속됐다.
유전자 감식 결과에서 숨진 아이가 석씨의 친자임을 입증하고 있지만, 석씨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딸이 낳은 아기가 맞다”며 출산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부적절한 관계로 임신해 임신 사실을 숨겨왔던 석씨가 마침 여아를 출산했고, 딸이 비슷한 시기에 여자아이를 낳자 딸이 낳은 아기와 자신이 낳은 아기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낳은 아이는 출산 기록이 있고 출생 신고가 돼 있지만, 석씨의 출산 기록과 출생 신고는 없는 점에 주목하고 구미시와 공조해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수소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민간 산파와 위탁모 등은 아이의 사망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으니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오는 17일 석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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