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반기 연합군사훈련을 시작한 한·미 군 당국이 1부 방어 연습을 마치고 15일부터 2부 반격 연습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연합훈련을 참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아직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연합훈련 관련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으며 관망하고 있다.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지난 12일 방어 연습을 끝내고, 이날 반격 연습을 시작했다. 반격 연습은 방어 연습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된다. 반격 연습에는 북한 해안 상륙작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훈련은 18일까지 실시된다.
오스틴 장관은 연합훈련을 참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오스틴 장관이 일정을) 상당히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연합훈련 참관 계획이나 만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오스틴 장관의 방한이 연합훈련 기간 이뤄지는 만큼 그의 훈련 참관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오스틴 장관은 17일 방한 첫 날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가진 뒤 다음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함께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 참석한다. 일각에선 오스틴 장관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연합훈련을 참관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연합훈련을 ‘북침용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김정은 국무위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은 지난해까지 연합훈련이 열리는 3월과 8월을 전후에 40여회에 걸쳐 장거리 또는 단거리 미사일 등을 쐈다. 미국이 지난달 중순부터 ‘뉴욕 채널’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에 물밑접촉을 시도한 것도 이같은 무력도발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북한의 뚜렷한 도발 정황은 현재까지 한·미 군 당국에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승찬 대변인은 “북한군 동향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할 정도로 특이한 상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침묵이 한동안 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수립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괜한 도발로 미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약 두 달이 지났는데도 이와 관련해 당국 차원의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직후 해외공관에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대사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 국무·국방부 장관의 방한 앞뒤로 일련의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빠 김 위원장을 대신해 대남·대미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본인 명의의 담화문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월 대남 비난 담화문을 발표한 것을 마지막으로, 한·미를 겨냥한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당시 김 부부장은 ‘특등머저리’ ‘기괴한 족속’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우리 군 당국의 노동당 열병식 동향 추적에 불괘감을 표시했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