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대교 위 난간에 매달린 20대가 경찰과 소방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이들은 안전하게 젊은이를 구조하기 위해 세 시간 동안 설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 11시35분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젊은 남자가 다리 난간에 서있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다”는 급박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마산중부경찰서 야간 당직 형사팀과 관할 지역 경찰인 신마산지구대, 창원소방본부 등은 신고가 접수된 마창대교로 급히 출동했다. 경남경찰청 소속 김진환 위기 협상 요원도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소방대원은 대교 난간에 매달려있는 A씨(26)를 목격했다. 당시 A씨는 사람 키보다 높은 난간을 넘어 바다쪽으로 몸을 기울인 자세였다.
A씨는 매우 흥분한 상태로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는 상태였지만 경찰과 소방대원은 A씨를 설득하며 1시간3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이들은 A씨에게 “대화를 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한 걸음만 가까이 와달라”고 천천히 거리를 좁혔다. 계속된 대화 시도로 A씨가 점차 흥분을 가라앉히자 이들은 추락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A씨의 몸에 안전장치인 로프를 걸었다. 로프를 거는 동안 저항하지 않도록 A씨의 차가운 손을 쓰다듬으며 “아들 같아서 마음이 쓰인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A씨의 몸에 로프 착용이 끝나 어느 정도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소방대원들은 난간 하단 일부를 뜯어냈다. 또 현장을 밝게 비추던 경광등이 구조된 A씨에게 부담이 될까 우려스러웠던 경찰은 모든 경광등을 끄기도 했다.
이후 A씨는 절단한 난간 사이를 빠져나왔다. 신고 접수 2시간 40분 만인 15일 오전 2시15분쯤 무사히 구조된 것이다. A씨는 자신을 구조·설득한 경찰을 안고 한참을 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요원은 15일 “3시간 가까이 경찰과 소방대원이 노력해 얻은 결과”라며 “A씨가 마음을 연 덕분에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조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으며 큰 부상 없이 안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