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부잣집 자제, 가난한 집 아이” 발언을 두고 “오 후보에게 사람이란 어떤 존재냐”고 따져 물었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 후보는 무상급식 투표에 대해 여전히 ‘부자 무상급식을 반대한 거다. 세상에 무상이 어디 있느냐. 세금 급식이지’라며 사람들이 왜 모든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자고 했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급기야 한 인터뷰에서 부잣집 아이는 ‘자제분’ 가난한 집 아이는 ‘아이’라고 말해 논란을 만들고 있다”고 적었다.
고 의원이 지적한 오 후보의 발언은 지난 10일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나왔다. 오 후보는 이 영상에서 2011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자진 사퇴했던 것을 언급하며 “부잣집 자제분한테까지 드릴 재원이 있다면 가난한 집 아이에게 지원을 두텁게 해서 이른바 교육 사다리를 만들자(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오 후보의 단어 선택을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부잣집 자제분, 가난한 집 아이’라는 표현이 차별적으로 들린다는 것이다. 네티즌은 “부잣집 애랑 가난한 집 애랑 지칭하는 단어부터 차별하네” “호칭 선택부터 문제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 의원은 이와 관련, “복지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 어른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시는 ‘아이들’을 입에 올리지 말라”면서 “편협된 시각과 비뚤어진 마음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전이될까 두렵다. 최소한 사람을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할 수 있는 기본조차 안 된 정치인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최근 한 유튜브에서 중국동포를 ‘조선족’으로 표현해 구설에 올랐던 것을 언급하며 “말실수가 잦아지면 그건 실수가 아니다. 그 사람 자체인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고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남겨 “그 반대로 사용한 경우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서울경제와의 영상 인터뷰 도중 무상급식 관련 질문에 답변하며 ‘부잣집 아이들, 어려운 분들 자제분들’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캡처해 첨부했다. 논란이 된 인터뷰 때와 달리 ‘자제분’과 ‘아이들’이라는 표현을 바꿔 사용한 것이다.
오 후보는 이 인터뷰에서 “부자 무상급식을 반대했다고 보면 정확하다”며 “부잣집 아이들에게 밥 줄 돈이 있으면 가난한 집 아이들 학습 기자재나 방과 후 학습비 영어 원어민 교사 지원 등을 비롯해서 어려운 분들 자제분들에게 교육 사다리를 놓아주는 게 사실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영상은 지난 14일 서울경제 유튜브 채널 ‘썸’에 공개됐으나, 사흘 앞선 11일 촬영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고 의원을 향해 “저한테 검증받고 지르시면 실수가 없다”며 “우리 유권자가 검증해야 할 내용은 이런 말실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