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 만에 ‘순매도 행진’ 멈춘 연기금

입력 2021-03-15 16:27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역대 최장 기간 ‘팔자’ 행진을 이어갔던 연기금이 거래일 기준 52일 만에 순매수를 보였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8.68포인트(0.28%) 내린 3045.7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67포인트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522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147억원, 3160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연기금은 약 3개월 만에 순매수(1105억원)로 전환했다. 앞서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전 거래일인 지난 12일까지 51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었다. 이 기간 연기금의 순매도액은 총 14조4962억원에 달했다. 이는 그동안 연속 순매도일이 가장 길었던 2009년 8월 3일부터 9월 9일까지(28거래일·2조6000억원 순매도)보다 매도 기간은 23일이 더 길고, 순매도 금액도 12조원이나 더 많다.

연기금에는 국민연금과 함께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가 포함된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그동안 국내 주식 비중 축소를 이유로 꾸준히 주식을 팔았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급락 장세 때 매입했던 국내 주식의 비중이 커지면서 자산배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연기금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14조5000억원)과 코스닥 시장(5500억원)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약 15조원이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매도세가 전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국민연금 본사 앞에서 집회를 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전환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순매수세를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선 우세하다.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재조정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금은 총 833조원이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 비중은 21.2%(176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국민연금은 올해 말 목표 국내 주식 비중을 16.8%로 제시했었다. 이에 올해 줄여야 할 국내 주식 비중은 4.4%포인트 안팎에 이른다. 최근 수년간 국민연금 기금 운용 규모가 연평균 64조원가량 증가해 온 것에 비춰보면 처분해야 할 국내 주식은 2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