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무슬림 소년이 힌두교 사찰에서 물을 마셨다는 이유로 남성 두 명에게 폭행당했다.
15일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의 경찰이 소년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남성 두 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한 남성이 겁에 질린 소년의 팔을 잡아 세운다. 이후 소년의 머리를 때리고 땅에 눕혀버린 남성은 소년의 사타구니를 등을 마구 발로 차는 일방적인 폭행을 가했다. 다른 한 남성은 이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들은 이 14세 무슬림 소년 아시프가 지난 11일 힌두교 사찰에 들어와 물을 마신 행위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의 힌두사찰 대부분은 종교적인 이유로 무슬림 등 비힌두교도의 출입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아시프의 아버지는 현지언론을 통해 “아들은 목이 마른 상태에서 사찰의 수도꼭지를 발견하고 물을 마신 것뿐”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아시프를 폭행하는 영상은 SNS을 통해 널리 퍼졌고 해당 남성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종교적인 이유가 어떠하든 성인 남성이 어린이를 마구 폭행했다는 점에서다.
이에 인권 단체도 이번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이 2014년 집권한 후 모디 정부는 시민권법 개정 등을 통해 무슬림 등 소수 집단 탄압을 강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당 사건이 일어난 우타르프라데시는 인도 내에서도 힌두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곳이다. 힌두교 승려 출신인 요기 아디티아나트가 주총리를 맡고 있으며, 역시 인도국민당이 장악한 주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