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시장을 잡아야 전기차 시대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시장은 유럽 전체와 맞먹는 막대한 전기차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자국 내 다수 브랜드가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펼치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30년 중국 시장은 전기차가 신차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도 전기차 판매 증가율 8%를 기록, 당초 예상했던 5%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보조금 정책과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이 맞물려 2025년 전기차가 전체 판매량의 20%를 달성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젊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전기차 구매 비중이 늘고 있으며, 최근 초저가 모델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중국 공략에 성공하는 완성차 업체는 판매량을 무기로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고, 후속 전기차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내 합작사를 만들어 판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중국 상하이자동차, 울링자동차 3사의 합작사가 만든 ‘홍광 미니’는 한화 약 500만원의 저가 전기차로 중국 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3만6762대가 판매돼 테슬라 모델3(2만1599대)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에 등극했다.
현대자동차는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를 통해 중국 내 판매량 확대를 노리고 있다. 올 상반기 3000만원 초반대에 살 수 있는 ‘밍투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하반기 ‘아이오닉5’ 등을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5% 이상으로 끌어올려 그간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닛산과 푸조시트로엥(PSA) 등도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미국 테슬라는 중국에서 지난해 모델3에 이어 모델Y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니오와 샤오펑, 리오토 등 중국 신생 전기차 업체의 약진도 도드라진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이들 3사는 지난달 판매량 1만101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34.9%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은 배터리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전기차(FCEV)를 모두 포함한 전기동력차 판매량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120만6610대였고, 독일(40만4545대)과 미국(32만4882대), 프랑스(19만683대), 영국(18만172대) 등이 뒤를 이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