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알몸이 온라인에? 가짜영상 만든 범인은 친구 엄마

입력 2021-03-15 06:01 수정 2021-03-15 10:24
출처: 미ABC뉴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10대 미성년 여성의 얼굴을 음란사진 등에 합성해 유포한 미국 50대 학부모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여성은 교내 치어리더인 딸의 경쟁자들을 팀에서 몰아내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가짜 사진과 동영상을 팀 코치에게 보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힐타운 경찰서는 10대 미성년자 얼굴을 나체, 음주, 흡연하는 사진·동영상에 합성해 유포한 라파엘라 스폰(50)을 아동 사이버학대 혐의로 지난 4일 체포해 구속했다.

14일(현지시간) 힐타운 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스폰은 딸의 경쟁자들을 팀에서 퇴출하기 위해 딥페이크 기술을 동원했다. 사건을 담당한 맷 웨인트브라우브 검사는 “피고는 조작된 사진과 동영상을 최소 3명의 학교 코치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스폰은 피해자들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촉구하는 익명 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받는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법정 기록을 인용해 “고등학생 딸이 어머니의 범행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한 피해자의 학부모는 지난 7월 힐타운 경찰서에 “익명의 범죄자로부터 학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신고했었다. 학교 코치들은 피해자가 나체, 음주, 흡연하는 합성 영상을 받았다고 한다. 피해자의 부모는 “이 영상 때문에 딸이 치어리더 팀에서 쫓겨날 것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다른 두 명의 피해자도 비슷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인콰이어러 보도에 따르면 진짜와 구분하기 힘든 정교한 디지털 조작물(합성 사진)이었다. 피해자들의 SNS 계정에 오른 사진들을 도용해 제작된 것이었다.

경찰은 문자메시지를 추적해 가상번호를 판매하는 텔레마케터 웹사이트를 발견했다. 이 업체에서 얻은 IP 주소는 가해자 스폰의 자택으로 확인됐다. 인콰이어러는 “스폰의 휴대전화에서 증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학교 치어리더팀 관계자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학대 방지 원칙을 적용할 것이다. 가해에 가담한 모든 선수를 퇴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코치인 마크 맥태그, 켈리 크레이머는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우리 학교의 학교폭력 예방 규정은 매우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