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단일화에 반전카드 꺼낸 安…“윤석열까지 더 큰 통합”

입력 2021-03-14 17:3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을 14일 내세웠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데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가 막판 진통을 겪자 선택한 ‘반전 카드’다.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문항과 토론회 횟수 등을 놓고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두 후보는 당초 이날 열기로 했던 비전발표회를 15일로 연기했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으로 더 큰 2번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더 큰 2번’이 합당을 의미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정권 교체가 가능한 큰 야권으로 통합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과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같은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도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단일화 실무협상단과 논의 중 잠시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가 급히 기자회견을 연 것은 17~18일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를 앞두고 ‘제3지대’에 있는 윤 전 총장까지 아우를 수 있는 야권 통합의 기수가 자신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 전 후보에 대한 견제 의도도 깔려있다. 오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제1야당 후보로 올라서며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는데다 12일 당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과 중앙위원회 필승결의대회를 연이어 개최하며 세를 과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 “야권 단일후보는 오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고 힘을 실어줬다.

야권 두 후보가 지지율에서 박빙을 보이며 협상은 오히려 교착 상태를 보여왔다. 여론조사 문항 설계 하나로 최종 후보 선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계산이 양측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애초 14일까지 열기로 했던 비전토론회도 한 차례 연기되는 등 갈등이 표출됐다. 이를 놓고서도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토론회 일정과 여론조사 문항 설계를 일괄 합의해 발표하자는 입장이었고 국민의힘은 토론회 일정 먼저, 여론조사 문항 설계는 이후 합의하자는 ‘단계별 협상’을 주장하며 갈등을 키웠다.

두 후보가 후보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도 단일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국민의힘 원로인 김무성·이재오 상임고문은 국회를 찾아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를 이룰 것을 요구했다. 김 상임고문은 “시간적으로 이제 여유가 없다”며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패배하면 국민은 두 후보에게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우 이상헌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