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온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앤테크가 백신 생산 물량을 늘리기 위해 다른 제약사들과도 백신 제조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오앤테크는 최근 스위스 노바티스, 프랑스 사노피, 독일 머크 등 13개 제약사들과 ‘백신연합’을 구성했다. 바이오앤테크의 최초 협력업체인 화이자가 협상을 조율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앤테크 대표이사는 “화이자와 우리가 주도하는 ‘2인 체제’로는 세계적인 백신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다른 제약사들도 참여하는 이번 백신연합의 활약으로 백신 생산 속도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같은 백신연합이 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생명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EU는 역내 생산 백신의 역외 수출을 막는 무리수까지 동원해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부 EU 회원국에서는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논란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을 중단시켰다. 반면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의 신속한 접종을 통해 이르면 다음달 중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오앤테크는 화이자 백신연합이 예정대로 생산에 들어갈 경우 올해 말까지 총 20억 도스(1회 접종분)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WSJ는 백신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대화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에는 유례없이 복잡한 신기술과 희귀 원료가 들어가는 만큼 이들의 수출 과정을 둘러싼 각국 정부의 협의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