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월 한국의 실업률이 일본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는 등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은 실업률이 개선됐지만 한국은 갈수록 악화하는 ‘역주행’ 현상을 보였다.
14일 OECD가 국제노동기구(ILO) 가이드라인에 맞춰 집계한 1월 실업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실업률은 5.4%로 전월보다 0.9% 높아졌다. OECD는 한국을 지목하며 “1999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을 나타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실업률은 일본(2.9%)보다 2배가량 높았다. 지난해 8월 한국(3.3%)과 일본(3.0%) 실업률 격차는 0.3% 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에는 2.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불과 5개월 만에 증가 폭이 8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초 한국의 실업률이 크게 악화한 것은 지난해 말 공공일자리 계약이 대부분 종료했기 때문이다. 세금으로 만든 공공일자리가 고용 지표 개선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국의 고용 정책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OECD 평균 실업률 추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8월 OECD 평균 실업률은 7.5%였지만 올 1월에는 6.8%로 하락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4월 실업률이 14.8%까지 치솟았지만 올 1월에는 6.3%로 크게 줄었고, 캐나다는 지난해 2분기 실업률 13.1%에서 4분기에는 8.8%로 내려앉았다.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한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이 반영됨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실업률이 점점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월평균 0.4%씩 꾸준히 증가했다.
청년과 여성 고용 충격이 도드라졌다. 지난 1월 한국의 청년(15~24세) 실업률은 11.9%로, 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만명에 육박하는 미국(11.2%)보다 0.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남성(4.9%)과 여성(6.1%) 실업률 격차는 1.2% 포인트에 달해 OECD 평균보다 3배나 높았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