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신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

입력 2021-03-14 15:47

문재인 정부와 586 ‘귀족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책을 써야겠다는 것은 저자 김종혁의 오랜 생각이었다.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은 지난해 4‧15 총선이 계기가 됐다. 네 번 연속 패배한 보수 야권에서 “낡은 보수를 버리자”는 주장이 나오자, 보수의 정신이 뭔지 고민이나 해보고 저런 말을 하는 걸까 하는 심경이었다.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보수 정치인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저자는 운동권 대학생에서 출발해 기자가 됐고 지난 30여년 중앙일보 사회부 정치부 기자, 워싱턴 특파원, 편집국장, JTBC 앵커 등을 거치며 우리 시대의 현장을 지켜봤다. 그가 세월의 경험을 통해 도달한 결론은 “법과 질서를 지켜나가려는 보수의 이념과 그것을 실천해가는 보수의 품격이야말로 인간을 더 주체적이 되게 하고 세상을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저서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백년동안)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 책은 문재인 정부와 귀족진보의 무능과 위선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586 운동권’을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핵심세력을 귀족진보라 명명했다. 이들은 입으로만 진보일 뿐 사실은 귀족이 누리는 권력과 기득권을 꿈꾼다는 것이다.
대선 직후 국민들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지만, 현 정부의 집권 4년 성적표는 낙제점이라고 저자는 일갈한다.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까지 구속시키며 적폐 청산을 외쳤지만, 지난 몇 년간 문재인 정권과 귀족진보가 쌓은 적폐가 상당하다고 지적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족 부정비리, 울산시장 부정선거, 라임과 옵티머스 금융 사기, 원전 정책, 부동산 정책, 검찰개혁 등 핵심 이슈를 하나하나 짚어간다. 그러면서 실의에 빠져있는 보수에게 “기죽지 말고 제대로 된 보수의 길을 찾아가자”고 말한다.

한승주 논설위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