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상의 15년 만에 경선 통해 회장 선출…정창선·양진석 대결

입력 2021-03-14 10:50 수정 2021-03-14 19:55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15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진다. 중흥건설그룹 정창선 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민 ㈜호원 양진석 회장이 건설업계와 제조업계를 대표해 대결을 펼친다.

광주상의는 “제24대 회장 선거 후보에 현 광주상의 회장인 정 회장과 호원 양 회장이 최종 입후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13일 오후 마감 결과 두 회장이 경합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마형렬 남양건설 회장과 이원태 금호아시아나그룹 부회장(당시 금호산업 대표이사)의 맞대결 이후 ‘단독 후보’를 추대하던 광주상의 회장을 경선 방식으로 선출한다.

선거는 오는 18일 앞서 선출한 일반의원 80명과 특별의원 12명 등 92명의 투표권 행사를 통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른다.

하지만 회비 액수에 비례해 차등을 둔 특별의원을 둘러싼 돈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회장 선거 투표권은 매출액에 대비한 일반회비와 100만 원당 한 표씩인 특별회비 납부 회원사에 주어진다. 따라서 매출이 많은 소수의 특정 기업이 일반회비에다 특별회비를 추가로 내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표권을 확보할 수 있다.

광주상의가 특별회비 납부를 마감한 결과 역대 최대인 22억 원이 걷힌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회비 3억 원의 7배가 넘는 액수다. 최소 50여 개 업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특별회비를 무리하게 낸 것으로 추정돼 선거의 과열 양상을 반영했다.

지난달 25일 회비납부 마감을 앞두고 일부 회원사들은 ‘납부 자격’을 둘러싸고 고성을 주고받는 등 소동이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누가 당선되든 상당한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2선 연임에 나선 정 회장은 광주지역 건설업계를 대표한다. 정 회장은 1983년 설립한 금남주택 건설을 모태로 자수성가를 통해 지난해 매출 6조 8210억 원, 재계 순위 34위의 중흥그룹을 일궜다.

기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호원은 1986년 창사 이후 제조업체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차체 부품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7년 지방기업으로는 드물게 터키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광주상의는 1936년 지역경제 활성화와 회원사 권익 도모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역경제계의 수장으로 꼽히는 광주상의 회장은 임기 3년의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상임부회장 추천권, 직원 인사권 등을 행사한다.

광주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회비에 따라 투표권이 주어지는 차등 투표 선거제는 자칫 돈 잔치로 흐를 수 있다”며 “지역 상공인들의 진정한 화합을 위해 특별회비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