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2월부터 북한과 접촉 시도…북한, 답 없어”

입력 2021-03-14 10:46 수정 2021-03-14 11:25
미국 고위당국자 “여러 채널 통해 접촉”
뉴욕 유엔 북한대표부도 포함…북한, 답변 없어
미국 국무·국방, 17일 방한…북미 대화 돌파구 주목
성 김 “몇 주 이내 대북정책 검토 끝낼 수 있을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 방식으로 열린 ‘쿼드(Quad)’ 첫 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AP뉴시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월 중순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외교적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한국을 동시에 방문하는 일정을 거론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촉이 이들의 방한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동시 방한을 통해 북·미 대화가 돌파구를 마련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뉴욕(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을 포함한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 정부에 접촉하기 위한 노력들이 지난 2월 중순에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는 평양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로이터통신의 관련 질의에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 말기를 포함해 미국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1년 넘게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활발한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의 침묵이 몇 주 안으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의 성 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12일 언론과의 전화 컨퍼런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상황을 묻는 질문에 “아마도 다가오는 몇 주 이내에 검토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보대행은 블링턴 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연이어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동맹들이 우리의 과정에 고위급들의 조언을 제공하는 또 다른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의 이번 순방은) 우리가 현재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 충분히 조율한 뒤 새로운 대북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접근법과 관련해 포괄적인 정책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데 조심스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례가 없는 관계를 맺었으나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해 추가 대북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현재까지 대북 제재는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기 포기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18일 알래스카주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첫 고위급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데 실패한 책임이 중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