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자꾸 번지는 아이 물사마귀, 어찌할꼬

입력 2021-03-13 11:30 수정 2021-03-13 11:38
국민일보DB

“당장이라도 떼 주고 싶은데…. 혹시라도 흉질까 걱정돼요. 아이도 무서워하고.”

한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온 ‘물사마귀(전염성 연속종)’ 관련 상담 글이다.
물사마귀는 ‘몰로스컴 바이러스(MCV)’ 감염에 의해 생기는 바이러스질환으로 대부분 소아에서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마치 물이 차 있는 모습을 보이며 딱딱한 각질로 둘러싸인 일반 사마귀와는 구분된다. 이를 물집 등 단순한 피부 트러블 정도로 오인하는 경우가 꽤 많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악화되는 사례가 상당수다.

물사마귀는 빠르게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 한 두 개였던 병변이 순식간에 전신으로 번지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학교, 학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 공동생활을 많이 하는 아이들의 생활 환경과 쉽게 피부를 긁거나 뜯는 행동·습관적 특성이 이런 바이러스 질환의 쉬운 전파를 낳는다.

물사마귀는 대개 수 개월에서 길게는 수 년간 지속돼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병변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소파술(긁어냄)’이 흔히 사용되지만 통증이나 출혈을 유발해 어린 아이의 치료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처럼 장기간 지속되고 치료가 잘 안되는 어린이 물사마귀에 ‘수산화칼륨’ 도포가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와 주목된다.

김우일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수석 전공의 연구팀(허재영·박태흠 전공의)이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통해 수산화칼륨 도포 치료가 전염연속종 치료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소 10% 수산화칼륨을 위약 및 전염연속종 치료에 사용되는 다른 치료와 함께 비교해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확인을 위해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코크란(Cochrane), 엠베이스(Embase), 펍메드(Pubmed)에서 2020년 9월까지의 ‘전염연속종’과 ‘수산화칼륨’의 단어가 포함된 문헌을 검색,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약 1~3개월간 국소 10% 수산화칼륨과 위약을 전염연속종에 하루 1~2회 발랐을 경우 국소 10% 수산화칼륨 도포군이 위약군에 비해 병변의 완전 제거 효과에서 통계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반면 이상 반응이 나타난 환아 수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또한 국소 10% 수산화칼륨은 냉동 치료나 소파술 등의 물리적 치료법과 통계학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국소 10% 수산화칼륨은 다른 국소 치료제인 5% 이미퀴모드나 살리실산 등과 비교 했을 때도 더 우수한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우일 수석 전공의는 13일 “물사마귀 치료를 위한 국소 10% 수산화칼륨 도포는 최근 임상에서 시도가 되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과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고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장기간 지속되거나 치료가 잘 되지 않는 환아에게는 수산화칼륨 치료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Dermatological Treatment)에 실릴 예정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