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도 안 신고 집나간 치매 할머니 따라간 ‘까미’

입력 2021-03-14 02:30 수정 2021-03-14 02:30
치매를 앓아 실종된 할머니가 반려견의 도움을 받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대한민국 경찰청' 페이스북 캡처

치매를 앓아 실종된 할머니가 반려견 덕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12일 경찰청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까미’가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제주 경찰청은 지난달 18일 밤 “주차장에 신발도 안 신은 할머니가 있다”는 112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 일대를 순찰 중이었던 제주 중앙지구대 경찰관들은 곧장 할머니를 찾아 나섰다.

곧이어 경찰은 폭설과 강추위가 이어진 날에 겉옷 하나 걸치지 않은 할머니를 발견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심각한 치매를 앓고 있는지 간단한 의사소통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112신고를 받고 겉옷 하나 걸치지 않은 할머니를 찾은 경찰관들. '대한민국 경찰청' 페이스북 캡처

서둘러 할머니를 지구대로 모신 경찰은 지문 조회 등으로 할머니의 가족을 찾아보려 했지만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그 순간 경찰은 강추위에도 할머니를 떠나지 않고 그 곁을 계속 맴돌던 까만 강아지 한 마리를 떠올렸다.

함께 온 강아지의 내장 인식칩 덕분에 할머니의 자녀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이 강아지의 이름은 ‘까미’로 2년 전 할머니를 위해 유기견센터에서 입양된 강아지다. 할머니의 곁을 지켰던 반려견 덕분에 할머니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까미에게 내장되어 있던 인식칩은 내장형 동물 등록 방식으로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칩을 동물의 어깨뼈 사이 피부 속에 삽입하는 것이다. 외장형 방식에 비해 훼손이나 분실의 위험이 적어 반려견을 찾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