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미국·한국,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중단해야”

입력 2021-03-12 13:47
동해상에서 한미 해군이 연합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미국의 대북 정책 전문가에게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 필요성이 제기됐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협상 특사는 12일 통일부 주최로 열린 한미 북한 전문가 정책 토론회에서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을 하지 말아야 하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초기부터 합의를 도출해 양측에서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해 해야 한다”며 “(남북미) 협상 과정은 북한이든 한국이든 미국이든 국민들의 신뢰가 필요한 과정이고 조기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을 때만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스 웡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으로부터 대화에 응할 움직임을 끌어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그나마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동맹국과 함께 북한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움직임을 양산했다. 김정은이 어쨌든 정상외교를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 내에서 움직임이 없다면 (관계는) 정체되고 결국 북핵 프로그램 확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한미 북한 전문가 정책 토론회. 한반도 국제평화포럼 유튜브 화면 캡처.

한국 인사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방향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천해성 전 통일부 차관은 “(바이든 정부에서) 가급적 대북정책 리뷰가 빨리 돼서 북한에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와 전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과 미국 모두 상황을 안정적이고 차분하게 잘 관리하고 있다”면서 “지금 국면을 안정되게 관리하는 것이 현재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미군사훈련에 대해선 “우려와 문제 제기는 있지만 현 상황에 맞게 조율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북한도 이런 상황을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미 대선 국면부터 최근까지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바이든 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