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거부운동 시작된 우리 학교 살려주세요”

입력 2021-03-12 02:31
116년 역사의 충남 논산 강경중앙초가 관공서 이전 부지로 거론되면서 폐교 위기에 처해 이를 저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강경중앙초 제공. 연합

신사참배 거부 운동이 시작된 충남 논산 강경중앙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에 몰렸다는 사실이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졌다. 대전지검 논산지청과 대전지법 논산지원 청사 이전 때문이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경중앙초 졸업생이라는 청원인이 쓴 ‘116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학교를 폐지하지 말아 달라’는 글이 게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폐교 중지 호소문. 연합

청원인은 “대전지검 논산지청과 대전지법 논산지원 청사 이전을 이유로 현재 53명의 아이가 꿈을 키워나가는 교육 터전을 뺏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최근 강경상생발전협의회라는 단체가 노후한 논산지원과 논산지청의 새로운 청사 부지로 강경중앙초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해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경중앙초는 논산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으로, 강당인 보명관이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60호인 역사가 깊은 곳”이라며 “강경중앙초 졸업생으로서 강경지역이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보다 강하지만, 청사 이전 터를 제공하는 명목으로 학교가 통폐합된다면 아이들은 당장 가야 할 학교를 잃게 될 것이고 강경읍의 교육적 역사 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경상생발전협의회는 강경 발전을 위해 다른 대안을 찾길 바라며 아이들과 학부모, 졸업생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하는 정치적 행위를 중단하길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116년 역사의 충남 논산 강경중앙초가 관공서 이전 부지로 거론되면서 폐교 위기에 처해 이를 저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강경중앙초 제공. 연합

청원인은 “학교의 가치는 경제적 효율성만으로 따질 수는 없고, 아이들은 우리가 사랑하고 보살펴야 할 사회적 약자”라며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강경중앙초 통폐합 논란을 종식해 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지난달 24일 강경읍 상생발전협의회는 강경읍사무소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 논의 중인 논산지원과 논산지청을 지역에 유지할 수 있도록 강경중앙초 부지를 제공하고 인근 학교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설명회를 연 바 있다.

116년 역사의 충남 논산 강경중앙초가 관공서 이전 부지로 거론되면서 폐교 위기에 처해 이를 저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강경중앙초 제공. 연합

하지만 강경중앙초는 통폐합(폐교) 대상도 아닌 데다 학교와 학부모, 동문 사이에서도 학교의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905년 강경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강경중앙초는 신사참배 거부 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112회에 걸쳐 졸업생 1만7210명을 배출했다. 현재 학생 수는 초등 43명, 유치원생 10명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