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2년 전 “3기 신도시 보안 지켜져 신기하고 짜릿”

입력 2021-03-11 17:55 수정 2021-03-11 17:56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년 전 언론 인터뷰에서 3기 신도시 관련 보안이 잘 지켜졌다며 “참 신기하고 짜릿했다”고 발언한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보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은 2018년 12월 31일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3기 신도시) 발표 직전까지 우리가 실제로 택지를 검토하던 곳은 거의 언급이 안되고 빗나갔다. 참 신기하고 짜릿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3기 신도시 후보지 선정에는 250명 이상이 논의에 참석했지만 끝까지 보안이 지켜졌다는 것이다. 당시 국토부는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 등 3곳의 신도시와 과천 택지개발지구까지 총 4곳의 지구지정 계획을 내놨다.

다만 정부합동조사단의 11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LH 직원 20명이 신도시에 투기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조사단은 최근 국토교통부 직원 4500여명과 LH 직원 9800여명 등 조사 대상자 총 1만4348명 중 1만4319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조사 기간은 2013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였다. 3기 신도시 입지 발표가 처음으로 이뤄진 2018년 12월로부터 5년 전까지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조사단에 따르면 이번에 투기 의심자로 확인된 20명은 모두 LH 직원이었다. 관련자 직급은 2급은 3명, 3급은 9명, 4급은 6명, 기타 2명이다. 이는 민변·참여연대 등에서 투기의혹을 제기한 13명 외 7명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유형별로는 1인이 8개 필지를 매입하거나, LH 직원·지인간 공동매입한 사례가 있었다. 8개 필지를 매입한 사람을 포함해 두 필지 이상을 거래한 사람은 6명이었다. 특히 시흥시 과림동의 경우 1개 필지에 직원 4명을 포함한 22명이 공동매입한 사례도 조사됐다.

김 전 장관이 “신도시 보안이 지켜져서 신기하고 짜릿하다”고 자화자찬하기 이전부터 LH 직원 20명이 치밀하게 3기 신도시 투기를 준비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신도시 관련 보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이를 두고 김 전 장관의 경솔한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