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윤석열 괴물이면 어떤가? 악마의 손이라도 잡자”

입력 2021-03-11 17:18
김재원 전 의원. 뉴시스

박근혜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친박 브레인으로 꼽히는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악마의 손이라도 잡아야한다’는 표현까지 동원해 야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가 됐다. 뜨악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전화로 목청을 높이는 그들에게 나는 말한다. 죽은 자식 고추 쓰다듬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차라리 윤석열이라도 안고 가서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적었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을 주도하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는 악마의 손을 잡고도 넘는다’며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탄핵찬성 의원들과 연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시킬 것을 천명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새누리당을 ‘부역자 집단’으로 표현하면서 새누리당의 탄핵찬성 의원을 고해성사의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었지만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 탄핵찬성 의원들이 연대한 결과 탄핵은 가결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당시 대전고검 검사이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 임명됐을 당시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며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어 “지옥문이 활짝 열렸다. 권력을 넘겨준 여당은 적폐 세력으로 몰려 일패도지 했다”며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일했던 정치인과 고위공무원들 수백 명은 적폐몰이 수사로 줄줄이 감옥으로 가거나 아예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탄핵의 법적 근거는 당시 박영수 특검의 공소장이었고 중심인물은 윤석열이었다”며 “이어진 적폐몰이 수사의 핵심이 윤석열과 한동훈이었던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탄핵 이후 적폐세력으로 몰린 보수진영은 사분오열되며 서로를 원수처럼 대했다. 근친증오의 결정판”이라며 “오염된 토양에서 보수의 지도자가 나오기는 불가능하다. 악마의 손을 자처한 업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박지원은 탄핵을 통과시키려고 악마의 손이라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길 수만 있다면 윤석열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떻냐”며 “윤석열이 악마로 보였을 수는 있지만 악마의 손을 잡고 어둠을 헤쳐낼 희망이 보이니 그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