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신기한 제주해녀문화, 가상현실(VR)로 만난다

입력 2021-03-11 15:54

특별한 도구도 없이 바다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해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온 제주해녀는 제주 여성의 강인함을 상징한다. 일부 해녀들은 해외로 원정 물질을 나가 조선의 중대한 산업 현상으로 주목 받았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 운동의 표본이 되기도 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에 기대 살아가며 무사안녕을 빌었던 제주 해녀들의 신앙, 바다로 나가는 배 위에서 불렀던 노동요, 어머니에서 딸로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전승된 해녀의 문화는 제주의 독특한 정체성으로 평가받으며 현재 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다.

제주도가 이처럼 낯설고 신기한 제주 해녀문화를 전국 어디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아카이빙 사업을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추진하는 ‘2021년 근현대사박물관 협력망 사업공모’에 제주해녀박물관 사업이 선정된 데 따른 것으로 제주해녀박물관에 전시된 실제 소장유물을 중심으로 해녀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가상현실 영상으로 제작해 제공한다.

해당 영상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해녀문화의 디지털 자료로서 기록 보전의 의미도 지닌다. 오는 10월이면 제주해녀박물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개된다.

제주의 해녀 문화는 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제주해녀어업),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제주해녀문화),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해녀)로 지정됐다.

한편 제주 해녀에 관한 기록으로는 고려 때 집필된 ‘삼국사기’에 제주에서 진주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실려 있다. 조선 시대에는 제주 해녀가 ‘제주풍토기’ 등에 구체적으로 표현됐다. 해녀는 남해안과 서해안 등에도 있지만 제주 해녀처럼 자체적인 문화를 전승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

해녀는 기량 숙달 정도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뉘어 조업할 수 있는 바다와 채취할 수 있는 수산물의 양이 다르다. 제주에서 해녀가 되는 길은 해녀 어머니(해남 아버지)로부터 물질을 배워 대를 잇는 방법과 해녀학교에서 교육을 이수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지난해말 기준 제주지역 현역 해녀는 3613명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