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지역 한 여성 경찰관이 직장 내에서 성적 모욕을 당했다는 주장을 한 가운데 해당 경찰서에서 피해 여경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반박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YTN은 11일 피해를 호소한 여성 경찰관 A씨가 도움을 요청한 지 이틀 만에 해당 경찰서 직장협의회 경찰 내부 게시판에 “‘성희롱 자살하려 합니다’ 게시글 관련 내용은 과장되게 작성한 부분이 다수 있어 이를 바로 잡고자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먼저 작성자는 유실물 감찰과 관련된 사안을 지적했다. 글에 따르면 피해 여경이 담당하고 있던 유실물은 경찰청 공익제보자에 의해 감찰이 시작됐지만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조사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이에 “유실물에 대한 사적 사용 등 직무를 성실히 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A씨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 B경장이 C순경으로부터 허위 사실인 성희롱 발언을 듣고 모텔 CCTV를 조회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안에 대해 작성자는 CCTV를 확인한 것은 불법 행위라면서도 ‘남녀가 사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급 기관인 강원경찰청 소속 직원이 해당 경찰서를 방문해 조사를 벌인 것은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작성자는 “경찰서 직원들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은 작성자의 주장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고 있어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A씨가 최근 진행된 유실물 관련 감찰 조사를 피하고자 언론과 전국 경찰 동료를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일방의 주장만 믿고 해당 경찰서 직원들을 비난하는 것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에는 전국 경찰관들의 비난 댓글이 쇄도했으며, 결국 글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피해 여경 A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황당하고 너무 충격받았다”며 “‘그런 글을 왜 올렸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YTN에 따르면 작성자가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한 강원경찰청의 직원 조사는 성 비위가 아닌 성희롱 신고에 대한 직무유기 조사로 절차에 따라 보고와 지시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현직 경찰인 A씨는 지난 7일 경찰 내부 통합포털 게시판 ‘폴넷’에 성희롱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게시글을 통해 “동료 경찰이자 전 애인인 B씨가 또 다른 동료 경찰에게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등 성적 수치심을 줬다”며 “동료 경찰인 C씨가 자신과 잠자리를 가졌다는 허위의 발언을 동료 경찰들에게 말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 “C씨가 허위의 모텔영수증을 전 연인인 B씨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화가 난 B씨가 영수증에 찍힌 모텔로 찾아가 불법으로 CCTV를 조회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B씨 등은 개인정보보호법위반과 직권남용죄 등으로 기소 송치된 상황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