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분석 데스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입력 2021-03-11 14: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경기 종료 후 진행되는 ‘분석 데스크’다. 분석 데스크에선 이정현, 윤수빈 아나운서와 ‘빛돌’ 하광석 해설위원, ‘고릴라’ 강범현, ‘쿠로’ 이서행이 앞서 끝난 경기의 승부처를 파악하고 함께 복기한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LoL 파크를 방문해 분석 데스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지켜봤다.

분석 데스크 출연진은 미니 스튜디오 뒤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이날은 이 아나운서와 하 해설, 강범현이 분석 데스크에 참여했다. 세 사람은 강범현과 이 아나운서 앞에 놓인 모니터를 통해 방송 화면을 본다.

하 해설 앞에 놓인 컴퓨터엔 별도의 옵저빙 권한이 주어졌다. 이를 통해 옵저버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선수들의 디테일한 플레이를 찾아낸다. 작가진도 함께 상주하며 의견을 주고받는다. 온라인 중계 플랫폼, 관련 커뮤니티의 반응을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이날은 담원 기아와 아프리카 프릭스가 대결했다. 1세트 때는 리그 선두 담원 기아가 하위권 아프리카 상대로 고전했다. 그런데도 강범현은 담원 기아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연이어 감탄사를 내뱉었다. “얘들 진짜 잘하네요. 그만두길 잘한 거 같아요.”

하 해설과 강범현은 이날 경기 동안 몇 가지 승부처를 꼽았다. 2세트 때는 담원 기아 ‘캐니언’ 김건부(헤카림)가 3레벨을 찍은 뒤 ‘파멸의 돌격(E)’ 대신 ‘회오리 베기(Q)’를 한 번 더 배운 것에 집중했다. 이 스킬 트리 덕분에 ‘드레드’ 이진혁(우디르)과의 정글링 속도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은 옵저빙 컴퓨터의 되감기 기능을 이용해 같은 장면을 몇 번씩이고 돌려봤다. 선수의 작은 실수로부터 만들어진 몇 가지 스노우볼들을 찾아냈다. “15분 장면으로 가실 거죠?” 분석 데스크의 진행 시간이 한정돼있는 만큼 두 번의 교전 상황을 빼곤 모두 덜어냈다.

경기가 끝나면 출연진들끼리 다시 한번 어떤 얘기를 주고받을지 최종 점검한다. 미니 스튜디오에 들어가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경기를 복기하고, ‘플레이어 오브 게임(POG)’ 선정 선수를 공개한다. 진행 방향에 대한 큰 틀은 정해져 있지만, 별도의 대본은 없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