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후보 “윤석열 지지율 등락은 좀 더 지켜봐야”

입력 2021-03-11 14:09 수정 2021-03-11 20:3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등락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할 말이 많지만 생략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국정원 농단 수사 당시부터 법사위원장으로서 간간히 연락했다. 다른 후보들과의 관계를 봤을 때 (윤 전 총장이) 저와 가장 편하게 연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윤 전 총장과 관련된 얘기들은 소설이라고 전해들었고 실제 확인도 했다. 그의 사퇴가 서울시장 선거와 직접 관련 없고 대선에 대한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검찰이 (LH 사태) 뒤에 숨어 있다.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지켜보는 것은 옳지 않다. 검찰이 그동안 정의롭게 수사했고 당당했다면 이번 사태에 어떻게 하겠다고 대검차장이라도 나서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검찰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조직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다”고 일갈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정부합동수사단을 꾸려 대대적인 수사를 한다는데 얼마나 잘 하는지 보겠다는 검찰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박 후보는 “LH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다. 공직을 이용한 부당한 이익취득은 반드시 몰수하고 이번 기회에 불공정과 부패를 반드시 절연해야 한다”면서 “오늘 조사결과를 보고 당과 대통령께 제 생각을 강력하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장으로 취임하면 바로 서울시와 SH공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그 어느 정권도 검찰개혁을 해낸 적이 없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검찰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 점에서 점수를 드리고 싶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한쪽 쏠림이 있는 권력은 균형을 잡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시기적으로 때가 이르다”고 속도 조절을 주장했다. 이어 “한번에 몰아쳤을 경우 기득권의 반발, 시행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 개혁이 맞다”고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수사력 약화 우려에 대해선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고 얼만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검·경이 공조할 필요가 있다. TF를 만들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특수부가 권력의 시녀가 됐던 것은 너무 많은 권한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BBK 진실을 검찰이 알고 있었을텐데 진실을 완전 왜곡해서 13년만에 밝혀지는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서울도 혁신해야 한다”면서 “혁신은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려했던 시대에 뒤떨어진 실패한 경험으로 이룰 수 없다. 혁신은 새정치를 한다며 10년간 이집 저집 방황하던 뿌리없는 철학에 기대할 수 없다”고 오 후보와 안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이어 “두분 후보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 쉽지 않은 후보”라면서도 “저는 10년간 서울에 몰입하고 준비해온 후보인데 반해 다른 두분은 마음이 콩팥에 가 있는데 잘 안되니까 서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안철수 후보가 당장 대선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서울시장을 발판으로 삼으려고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저를 돕겠다는 여성 의원들을 쫓아내라고 명령조로 발언한 것은 가부장적이고 그런 발언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것에 우울했다”고 직격했다. 오 후보에 대해선 “내곡동 땅을 셀프 보상받은 부분은 현직 서울시장으로서 처신을 잘 한게 아니다. 사전에 시민들에게 밝히고 양해를 구했어야 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저항에 부딪히면서도 꿋꿋이 개혁법안들을 통과시켰고 중기부장관으로는 일자리 5만개 등 많은 정책들을 추진해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다”며 “성과, 추진력, 서울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저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공사가 진행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도시의 주인공은 시민이다. 시민과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며 “시민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수정해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퀴어축제에 대해선 “시대가 포용적으로 변화하고 다양화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저의 생각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교통방송(tbs) 편향성 논란에 대해 “방송의 편향성은 정답이 있는게 아니다. 균형감과 객관적인 보도가 언론의 생명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다. 어떻게 방송 허가를 받았느냐를 보고 거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앞서가는 정책을 구현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속도감이 너무 빠를때는 단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실행하기엔 재정의 부담이 크다면서 그 대안으로 기본자산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기본자산은 원금이 돌아오니까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 “청년 창업자금으로 5000만원을 대출해줘 30~40대에 원금을 갚게 하면 기본자산의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