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방한 앞두고…최종건 “특정국가 배척 안 돼”

입력 2021-03-11 13:51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최종학 선임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1일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 쿼드와 관련해 “특정 국가를 배척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국방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중국 견제 성격이 짙은 쿼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이다.

최 차관은 이날 MBC 라디오 방송에서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참여 요청이 없었고, 특정 국가를 배척하거나 견제하기 위한 소위 ‘배타적 지역구조’는 만들면 안 된다는 게 우리 역대 정부가 추구했던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모여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선 쌍수를 들고 환영했고 때로는 선도하기도 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쿼드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 중 인도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차관은 “인도의 경우 국경 때문에 중국과 사이가 안 좋긴 하지만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하기도 하다”며 “그래서 그들(인도)이 안보적 입장에서 쿼드에 명확히 참여하겠다 혹은 쿼드가 집단안보체제가 된다면 (참여를) 지속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쿼드가) 아직 공고화돼있지 않고 의제나 나아갈 방향 등이 정해져 있지 않다”며 “미국은 당연히 (한국의) 동맹이긴 하지만 우린 열린 지역주의를 표방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성질의 협의체가 될지 모르겠지만 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차관의 이런 발언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목전에 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오스틴 장관의 한국, 일본 순방 목적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동맹 재활성화가 목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오스틴) 장관이 12일 열리는 논의(쿼드 정상회의) 참여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12일로 예정된 첫 쿼드 정상회의에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은 최 차관이 말한 쿼드의 ‘약한 고리’인 인도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최 차관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에서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키로 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데 대해 “증가 예측률이 더 확실한 인건비 증액분을 그들(미국)이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담금에 포함되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가 늘어나는 것이란 의미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