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수도권과 충청권 등 초미세먼지가 ‘최악’ 상황을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서울과 인천 초미세먼지(PM2.5)는 ㎥당 100㎍을 웃돌고 있다. ‘매우나쁨’(76㎍/㎥ 이상) 기준치를 훌쩍 넘긴 수치다. 경기 지역은 123㎍/㎥까지 기록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한때 137㎍/㎥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경기에서는 168㎍/㎥까지 치솟았을 정도다. 충남과 세종, 전북 일부 지역에서는 초미세먼지주의보도 발령됐다.
환경부는 이에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 전역에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를 시행했다.
미세먼지가 ‘최악’ 수준을 기록한 것은 2년 만이다. 더구나 이처럼 심한 미세먼지가 오는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간만에 등교를 시작한 어린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이중 걱정에 빠졌다.
11일 오전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나 학부모 카페 등에는 ‘아이 등교 시키나요’와 같은 문의글이 여럿 올라왔다. 경기도에 사는 한 학부모는 “밖에 공기를 보니 나가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라면서 “예전에 미세먼지 어느 정도면 등교 안 했느냐”는 질문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비슷한 걱정을 가진 부모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교실 수업 시 창문을 열고 있어야 하고, 공기청정기 사용도 할 수 없는 상황인 점을 우려했다. 한 부모는 “코로나19 때문에 공기 순환장치를 안 쓴다고 들었는데 창문은 계속 열어놓는다고 하고. 오늘처럼 미세먼지 심한 날도 청정기 안 쓸까요”라고 물었고 이어진 댓글에는 역시 같은 우려로 학교에 문의해 봤다는 답이 이어졌다.
미세먼지 역시 아이들 호흡기에 치명적인 문제인데 코로나19 걱정이 워낙 크고 신경을 쓰다 보니 미세먼지 문제에 무뎌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미세먼지 때문에 학교에 안 보내고 싶은데 너무 예민해 보일까 걱정”이라고 털어놓은 글에는 많은 이들이 ‘건강상 이유로 학교에 얘기해 결석인정 받았다’ ‘오늘처럼 심할 때는 안 보내는 게 나은 것 같다’ 등의 조언을 공유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겨우 시작된 일상을 어떻게 이어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는 “작년엔 입학하고도 학교를 못 다녀서 속상했는데, 이제 매일 등교하는데 다시 미세먼지가 닥쳐오니 너무 속상하다”면서 “오랜만에 찾은 일상인데 미세먼지 수치 보면서 갈팡질팡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