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민주당 정치인들, 정보 요구해 투기…억울해”

입력 2021-03-11 08:55 수정 2021-03-11 10:29
경기 광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본부 모습.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 요구해서 투기한 거 몇 번 봤다”고 주장해 이목을 모았다.

1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너무 억울한 LH 직원의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너무 억울하다. 왜 우리한테만 X랄하는지 모르겠다”며 “솔직히 사내에서 듣기로 정치인 국회의원이 해먹은 게 우리 회사 고위직보다 훨씬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서 정보 요구해서 투기한 거 몇 번 봤다”면서 “내 생각에 일부러 시선 돌리려고 LH만 죽이기를 하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여타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져나가며 논란이 됐다. 국토부나 LH뿐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LH 직원 추정 네티즌이 쓴 블라인드 글 캡처

앞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어머니가 2019년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광명시 가학동 인근 땅을 매입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9일 국회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양이 의원의 어머니 이모씨는 2019년 8월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산42번지(약 2850평) 중 66㎡(약 20평)를 지분공유 형태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양이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LH 사건 전까지 (어머니가) 해당 임야를 소유하고 계신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해당 임야를 비롯해 소유하신 부동산을 처분하기로 했다. LH 사건으로 분노하고 계신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게시글 내용이 연일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또 다른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는 지난 9일 블라인드에 “한두 달 지나면 잊힌다. 부러우면 이직하든가”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 (국민이) 아무리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거다”라고 비아냥댔다.

지난 8일에는 LH 직원으로 보이는 C씨가 게재한 사진과 글이 공분을 샀다. 당시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분노한 농민들과 시민단체 등이 LH 경남 진주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C씨는 이 광경을 건물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린다. 개꿀(너무 좋다는 뜻의 비속어)”이라고 조롱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