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걷기여행 행태가 소규모·가족단위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실시해 11일 발표한 ‘2020 걷기여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걷기여행 동반자 수는 2019년 4.57명에서 2020년 3.27명으로 감소했으며 동반자 유형은 가족단위 비율이 2019년 50.8%에서 2020년 60.1%로 9.3%포인트 증가했다.
또 숙박시설은 호텔과 펜션 이용률이 2019년 대비 각각 8.1%포인트, 5.8%포인트 증가했으며 1인당 평균소비액은 2019년 10만2631원에서 2020년 11만3776원으로 늘어났다.
응답자 중 지난 해 걷기여행 참여 비율은 33.2%로, 2019년 37.0% 대비 소폭(3.8%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걷기여행 관심도 변화에 대해 ‘증가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3.3%로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걷기여행 경험률 감소 역시 코로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됐다. 걷기여행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위험할 것 같아서’와 ‘코로나19 때문에’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28.9%, 27.1%였으며 이러한 위험요인은 여성과 고령층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쳤다.
성별·연령별 걷기여행 경험률을 살펴보면 남성(2.2%포인트)보다 여성(5.3%포인트)의 감소폭이 컸으며, 40대 이상에서 경험률이 8.1%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70세 이상 경험률은 2019년 23.9%에서 2020년 5.8%로 큰 폭(18.1%포인트)으로 감소했다. 반면, 30대 이하에서는 전년대비 3.0%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걷기여행에 참여하는 이유로는 신체 건강(66.0%)뿐 아니라 자연과의 교감(65.5%)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57.0%)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와함께 걷기여행길은 대표적인 비대면 안심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선호하는 야외관광지로 걷기여행길(50.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공원(42.5%), 산(34.5%), 바다(33.8%), 캠핑장(20.3%)이 뒤를 이었다.
또한 걷기여행길 누리집인 ‘두루누비(www.durunubi.kr)'에 소개되고 있는 585개 걷기여행길(2020.11 기준) 중 지난 1년 동안 가장 사랑받은 걷기여행길은 제주올레였다. 제주올레는 2018년 실태조사 이후 3년 연속 가장 많이 방문한 걷기여행길 1위를 차지했으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제주올레 방문 비율은 전년대비 크게(9.0%포인트) 증가했다. 다음은 부산갈맷길(8.8%), 한라산둘레길(8.1%), 남파랑길(7.2%), 해파랑길(6.5%)이 차지했다.
걷기여행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는 추천 걷기여행길(50.4%)과 맛집(45.2%) 정보였다. 걷기여행길 관련 정보는 주로 인터넷(66.1%)과 지인(50.5%)을 통해 얻고 있으며, 인터넷 정보 중에서는 블로그(48.1%)와 공공기관 홈페이지(34.2%) 정보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22.6%)과 유튜브(22.6%) 이용비율은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는 만 15세 이상 전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조사를 통해 2020년 12월 11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됐다.
정용문 관광공사 레저관광팀장은 “코로나로 인해 걷기여행 인구는 소폭 감소했으나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며 “올해는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 치유여행으로서 걷기여행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