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31)씨는 지난달 초 ‘삼성뉴딜코리아펀드’에 가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 주식형 펀드’를 통해 90% 이상의 수익을 거둔 이후 ‘뉴딜 펀드’에서도 수백만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익성’이 확실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달부터 국내 증시 조정으로 박스권에 갇히면서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타격을 입게 됐다. 이씨는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는 지수 하락에도 ‘플러스 수익률’은 지킬 줄 알았다”면서 “당분간 증시 하락세가 이어질 것 같아 손해를 감수하며 펀드를 빼야 하는지 아니면 ‘존버’(끈질기게 버티기)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음에 따라 문 대통령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도 줄줄이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주를 중심으로 담은 뉴딜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락 폭이 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가입한 뉴딜 펀드 5개의 지난 1월 13일 이후 수익률은 -1%에서 낮게는 -11%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중순 이후 약 2개월 만에 국내 증시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뉴딜 펀드가 담고 있는 성장주들의 낙폭이 커진 여파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3일 한국판 뉴딜 정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의 뉴딜 펀드 5개에 가입한다고 밝혔었다. 문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는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코리아뉴딜펀드,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 미래에셋타이거BBIGK-뉴딜ETF, 하나로FnK-뉴딜디지털플러스ETF 등이다. 국내주식형펀드 상품 3개, ETF 상품 2개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 주식형 펀드’ 이후 문 대통령이 가입하는 두 번째 펀드다.
문 대통령은 필승코리아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한 뒤 1년5개월여 만에 수익률 90% 이상을 기록하자 수익금에 신규 투자액 일부를 더해 5개 뉴딜 펀드에 각각 1000만원씩 5000만원을 재투자했다. 문 대통령이 투자 독려를 한 만큼 이들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이들 펀드에 가입한 이후 국내 증시는 조정세에 돌입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줄어들며 고전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6.04%나 하락했다.
증시 하락에 따라 문 대통령이 두 번째로 가입했던 펀드들도 줄줄이 투자 손실을 내게 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 중 ETF 2개의 손실률이 높았다. 미래에셋타이거BBIGK-뉴딜ETF와 하나로FnK-뉴딜디지털플러스ETF는 각각 11%, 10% 하락했다. 이들 ETF는 코스피가 2000선에서 3000선까지 올라오는 기간 동안 주도주 역할을 맡았던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을 담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는 LG화학, 엔씨소프트, 더존비즈온 등,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는 네이버, 카카오 등을 각각 담았다.
그나마 ETF가 아닌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중소형주까지 담은 터라 손실률이 낮았다. 삼성뉴딜코리아펀드는 문 대통령 가입 소식이 전해진 이후 1.12%(지난 9일 기준)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성장주인 BBIG를 담고 있는 ‘뉴딜 펀드’들은 수익률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전망이다. 향후에도 금리 상승 압박으로 인해 국내 증시 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시장 분석에 따라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