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프로포폴은 ‘우유 주사’로도 불리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다.
MBC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서울의 A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의혹을 받는다. 지난해 촬영된 이 병원 내부 CCTV 영상에서 이 부회장이 한 손에 프로포폴 약병을 든 채 병원 복도를 휘청거리며 걸어 다니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병원장은 CCTV 속 약병을 들고 병원 안을 배회했던 남성이 부회장이었다고 시인했으나 “정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맞았을 뿐이며 당시 손에 들려있던 통에는 프로포폴이 담겨 있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부회장과 병원을 연결해주는 여성 브로커의 존재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는 이 부회장을 ‘장 사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브로커가 병원장에게 전화해 “오늘 ‘장 사장님’ 가십니다”라고 알리면 병원장이 직원들을 모두 퇴근시킨 뒤 혼자 이 부회장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이 부회장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로 가 모발을 채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측은 “의료 시술 과정에서 합법적인 처치 외에 불법 투약은 전혀 없었다”며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에서도 불법 투약 혐의가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입장을 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초에도 이와 비슷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이 부회장이 서울의 B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했다는 공익제보를 받아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이 부회장 측은 당시에도 “(이 부회장이)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이후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의 의혹이 제기된 사건 등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이다. 수사 계속 여부 및 기소 여부 등을 검찰에 권고한다. 이 부회장의 심의위 개최 여부는 11일 결정될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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