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초로 ‘A 언팩’…발목잡힌 화웨이·샤오미 누른다

입력 2021-03-10 15:34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의 ‘언팩’ 행사를 연다. 화웨이와 샤오미가 주춤거리는 틈을 타 점차 중요해지는 중저가 시장에서 대반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11시(미국동부시간 17일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어썸 언팩(Awesome Unpacked)’을 개최한다고 10일 초대장을 발송했다.

언팩 행사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 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 모델을 선보일 때 해왔다. 삼성전자는 2018년 태국, 브라질, 이탈리아 등에서 A시리즈 공개 행사를 연 적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전체를 겨냥한 언팩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중저가 시장을 진지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갤럭시A52, A72 등 A시리즈 중 상위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A52는 스냅드래곤750G 칩셋, 트리플 후면 카메라,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주는 주사율 120㎐ 디스플레이, IP67 등급 방수방진 등의 사양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A72는 중저가 라인업 최초로 30배줌 기능을 탑재하고 후면 쿼드 카메라를 장착하는 등 카메라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중저가 라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가성비’ 전략 때문에 힘겨운 싸움을 했다.

올해는 이전과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는 중저가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에서 극심한 어려움에 빠져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시장에서도 오포에 1위를 내줬다.

화웨이 공백의 반사이익을 누렸던 샤오미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1월 미국 국방부가 샤오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기 때문이다.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이 2019년 ‘중국 특색 사회주의 건설자상’을 수상했는데 이게 중국군과 관계를 나타내는 증거라는 것이다. 즉 샤오미가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기업이라고 간주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국방부의 판단을 근거로 샤오미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결정할 경우 화웨이나 SMIC처럼 미국 기업의 부품 구입 등이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중저가 시장을 두고 동남아시아, 인도, 유럽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웨이와 샤오미의 발이 묶이는 상황이 삼성전자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업체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결국 갤럭시 A 시리즈의 완성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