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교사 참수 테러, 13살 소녀 거짓말에서 시작됐다

입력 2021-03-10 13:32 수정 2021-03-10 13:43
2020년 10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거행된 '참수 교사' 사뮈엘 파티의 국가 추도식에서 고인의 관이 운구되고 있다. 중학교 역사 교사인 파티는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수업하면서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지난 16일 길거리에서 참수당했다. 연합AFP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소재로 수업을 진행한 프랑스 교사 사뮈엘 파티를 참수한 사건이 13세 소녀의 거짓말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최근 경찰 당국은 당시 사건의 발단이 된 A양(13)으로부터 “학교 수업을 여러 번 빼먹은 사실을 아버지에게 들켜 혼날까봐 거짓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진술이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발생한 교사 참수 테러의 시발점이 됐다는 것도 확인했다.

사뮈엘 파티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표적이 된 이유는 A양의 아버지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 때문이었다. A양은 지난해 10월 6일 모로코 출신인 아버지에게 “학교에서 파티 선생님이 ‘예언자의 나체 사진을 보여주겠다’면서 무슬림 학생은 교실을 나가라고 했고 여기에 항의하자 교사가 이틀간 정학 처분을 내렸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다.

딸의 이야기를 듣고 격분한 아버지는 파티의 이름, 학교 주소와 교사에 대한 비판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글은 무슬림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며 확산됐고, 이 글을 본 체첸 출신 압둘라 안조르프가 테러를 감행했다.

그러나 A양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조사 당국은 “파티는 수업 전에 보여주게 될 무함마드 풍자 만평 내용을 공지하고 거부감이 큰 무슬림 학생은 눈을 감거나 나가도 된다고 권유하는 등 사전 조치를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A양은 당시 잦은 결석으로 학교로부터 수업 배제 조치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파티의 수업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아버지에게 수업 배제 징계를 받은 진짜 이유를 말하면 혼날까봐 거짓말을 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심리 분석 결과 A양은 상대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여동생 때문에 열등감이 컸고,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애정 결핍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조사 당국과 법원에서 눈물을 흘리며 “당시의 일을 정말 후회한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