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의 명령을 따를 수 없어 인도로 월경한 경찰관이 “죽을 때까지 시위대를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10일 미얀마 깜빳에서 경찰로 복무하다 인도로 피신한 타 뼁(27)이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해산시킬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무릎 아래만 쏴야 하지만 죽을 때까지 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상관으로부터 시위대 해산을 위해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고 거절했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 날 다시 “총을 쏠 거냐”는 전화가 왔고, 못 한다고 답한 뒤 국경을 넘었다고 한다.
타 뼁은 “자동소총을 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나와 6명의 동료 모두 불복종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지난 1일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두고 집을 떠나 사흘간 주로 밤에 이동하며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타 뼁의 경찰 신분증과 그가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이 미조람주에서 만난 또 다른 미얀마 경찰관 역시 발포 명령에 불복종해 징계를 받은 뒤 지난 6일 월경했다고 말했다. 한 20대 여경도 “주로 행정업무를 했는데 쿠데타 발생 후 여성 시위대 체포 임무를 맡기길래 거절했다”면서 “시위대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투옥될 가능성이 있어 미얀마를 탈출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모두 미얀마 경찰 내부에 시위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입을 모았다. 타 뼁은 “경찰서 직원들 가운데 90%가 시위대를 지지하지만, 이들을 결속시킬 지도자가 없었다”며 “가족이 그립지만, 미얀마로 송환되는 것은 두렵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최근 인도 정부에 공문을 보내 “양국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인도 영토에 도착한 경찰 8명을 미얀마로 넘겨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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