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사 대웅전 홧김에 불 지른 50대 승려, 검찰 송치

입력 2021-03-10 09:47 수정 2021-03-10 09:51
지난 5일 내장사 대웅전을 방화해 경찰에 붙잡힌 승려가 7일 피의자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전북 정읍시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전북 정읍 내장사(內藏寺) 대웅전에 불을 지른 50대 승려가 검찰에 넘겨졌다.

정읍경찰서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된 승려 최모(53)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5일 오후 6시30분쯤 대웅전에 휘발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방화 직후인 오후 6시35분쯤 직접 112에 전화를 걸어 “내가 불을 질렀다”고 신고했다.

최씨는 신고 이후 현장에 그대로 있다가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최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다.

조사 결과 최씨는 최근 사찰 관계자들과 갈등을 빚다 다툼을 벌이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이 서운하게 해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약 3개월 전 불국사에서 내장사로 거처를 옮겨 수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씨는 지난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취재진에게 “취중이라 순간적으로 판단이 많이 흐렸다. (불을 지르고) 난 직후 후회했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이날 오후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불로 내장사 대웅전의 165㎡가 전소돼 17억800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대웅전은 2012년 10월31일 화재가 발생한 뒤 2015년 복원된 건물로 지정 문화재가 아니어서 내부에 주요 문화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찰에 있는 전북도 문화재인 ‘조선 동종’도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