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성을 목전에 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야당의 단일화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SNS 활동을 재개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만나서 호기롭게 맥주를 들이켰다고 하지만 여전히 샅바싸움이고 신경전”이라며 “여권의 단일화가 통 이상의 크기라면 야권의 단일화는 맥주잔보다 작은 게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변인은 “조사 방식을 놓고 여론조사냐 언택트 시민참여 방식이냐를 두고 안철수·오세훈 두 쪽은 갈리고 있다. 언택트라는 낯선 영어 단어까지 써가며 만들어냈지만 결국은 조직의 힘이 센 국민의힘이 유리한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김진애·박영선의 방식은 간단하게 도출됐다”고 여야의 단일화를 비교했다.
그는 “(여권 단일화는) 여론조사와 두 당 당원 조사 결과를 5대 5 비율로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김진애 의원의 비상식적인 선택”이라며 “서울에 살면서 당비를 내는 당원들 수가 더불어민주당은 15만명, 열린민주당은 3000명 가량으로 50배 차이다. 그런데도 조사에서는 똑같이 한 표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100대 2로 지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변인은 “당이 요구한 것도, 참모가 건의한 것도 아니다. 며칠 전 김진애 의원이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이렇게라도 하죠’라며 먼저 불쑥 꺼낸 것”이라며 “당원 수가 현격히 차이 나니 애초 민주당은 당원 비율로 비용을 부담하자고 제안했지만 열린민주당은 ‘무슨 소리냐. 반반이다’라고 딱 잘랐다고 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영화 ‘베테랑’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면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오세훈·안철수 양쪽은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적합도 조사냐, 경쟁력 조사냐를 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보 이름 앞에 정당명을 넣느냐 마느냐를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변인은 “18~19일이 후보 등록일인 점을 감안하면 김진애·박영선 단일화와 오세훈·안철수 단일화는 큰 시차를 두지 않고 진행될 것이다. ‘여 대 여’와 ‘남 대 남’의 차이뿐만 아니라 배포와 기량의 차이도 볼만하리라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린 것은 21대 총선 선거일 전날인 지난해 4월14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앞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여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의원직을 사퇴키로 함에 따라 지난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4번이었던 김 전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하게 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